클럽 버닝썬 사태로 여성을 노리는 액체마약인 속칭 ‘'물뽕'에 대한 단속이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이 물뽕의 국내 밀수를 막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무엇이 문제인지 김남준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리포트]
관세청이 속칭 ‘물뽕’이라고 불리는 향정신성의약품 GHB 밀수를 적발한 것은 지난 2월 22일.
관세청 직원 신모 씨가 중국 옌타이에서 입국하는 중국인 2명의 가방을 엑스레이 검사 했는데, 여성최음제 이름이 적힌 빈 케이스를 발견한 겁니다.
그리고 2시간 뒤 칭다오발 비행기에서 입국하는 또 다른 중국인 남성의 가방에서 앰풀 6개를 추가로 적발했습니다.
해당 여성최음제는 인터넷 검색을 하면 판매 글을 쉽게 찾을 수 있는데, 실제 기자가 판매를 문의하니 "내일 받아 볼 수 있다"는 답이 돌아올 정도로 접근이 쉬웠습니다.
하지만 관세청이 GHB 성분을 확인하는 데는 3주가 더 걸려야 했습니다.
GHB 자체가 색과 향이 없고 마약 미립자도 탐지한다는 첨단장비 이온스캐너도 탐지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관세청 직원이 무작위로 가방을 열어보지 않으면 적발이 불가능한 겁니다.
[박진실 / 마약퇴치본부 정책자문 위원]
"(GHB는) 무색무취니까 마약견들로는 어렵고, 이온스캐너도 모든 것들에 대해서 (마약 반응이) 다 나타나는 것은 아닌… "
실제 지난 3년간 적발한 GHB 밀수는 모두 8건.
그나마도 사전 정보를 알고 단속한 우편 적발이 대부분입니다.
관세청은 GHB를 확인하는 간이 마약 키트 수천 개를 보급해 단속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첨단장비는 무용지물인데 사람에 의존하는 단속이 얼마나 실효성을 거둘지 의문을 낳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김남준입니다.
kimgija@donga.com
영상취재 : 김명철
영상편집 : 오수현
그래픽 : 김민수